동래 학춤
재수 있는 새가 되려면...
우리는 사람의 집 처마에다 둥지를 가지므로
거기서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.
전에 우리가 살던 집에는 딸이 둘 있었습니다.
둘은 인물도 좋고, 머리도 좋고, 몸매도 좋았습니다.
성향만이 다를 뿐이었어요.
언니가 전화를 걸 때 보면 기쁜 소식이 있을 때였어요.
시험 합격 소식, 당첨 소식, 아이 낳은 소식...
그러나 동생이 전화를 걸 때 보면 정반대였어요.
안 좋은 소식만 전하는 것이지요.
시험에 실패한 소식, 사업 망한 소식, 교통사고 난 소식...
나중에 보니 인생의 길도 그렇게 갈리던데요.
언니는 어디서고 반가이 맞아주는 생수 같은 사람이 된 반면,
동생은 더러운 물처럼 사람들이 피해 가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.
이 세상에는 갖가지 소식이 널려 있지요.
기쁜 소식, 슬픈 소식, 유언비어, 험담, 덕담,
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어렵습니다.
그런데 길조란 이러한 여러 소식 가운데서 기쁜 소식만 전하는
새입니다.
누구나 길조가 될 수 있습니다.
길조가 되는 길은 지극히 간단한데 팔자에 타고난 것인 양 잘못
알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.
사실이 그렇지 않은가요?
까마귀는 공동묘지를 배회하며 우짖고 있어서 사람들의 저주를
받게 되었으며,
까치는 사람 사는 집 근처의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으므로
길조로 호칭되게 된 것입니다.
내가 길조가 되느냐, 흉조가 되느냐는 내 하기에 달린 것입니다.
지금 당신이 전하려고 하는 그 소식이 기쁜 것인지,
안 좋은 것인지 확인해 보십시오.
만일 재수 없는 소식이라면 입을 다무십시오.
당신이 하지 않더라도 수다를 떨고 싶어
안달하는 쪽이 있으니까요.
[ 정채봉의 [샘에 오는길] 중에서]
|